본문 바로가기

외로운 고양이

by elanzin 2007. 6. 21.


여름이 오면 부용꽃이 핍니다

당신은 작은 방에서 발을 저는 고양이와 살고 있었지

죽어버렸으면 좋겠다던 치기 어린 당신의 말버릇은

어딘가 그 꽃을 닮았어요

 

여름이 오면 부용꽃이 핍니다

오야후코도오리에서 술을 마시곤 싸움을 걸고 다녔지

낡은 코트의 깃을 세우고 스물넷 청춘을 사는 방법을 모르는 당신은

어딘가 그 꽃을 닮았어요

 

여름이 오면 부용꽃이 핍니다

유난히 외로워하던 당신은 귀여워하던 고양이를 버렸지

어디에 있는 걸까?

비에 젖은 그 녀석은 부용꽃 아래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